밀리터리
USS Enterprise Trilogy #3 Reincarnation
마루나래~
2015. 10. 16. 08:57
안녕하세요
EAGLE입니다
드디어 이 엔터프라이즈 3부작도 마지막이로군요
마지막까지 힘내서 달려봅시다
그럼 오늘도 시작하죠
USS Enterprise Trilogy #3
Reincarnation
인류 역사상 최대규모의 해상 전쟁으로 불리는
태평양 전쟁
그 치열했던 전쟁 속에서
동료함들을 모두 잃고 홀로 남은 절망적 상황에서
그대로 적과 맞서싸워 한 나라의 해군력을 통째로 박살내며
조국을 승리로 이끌고 해전사의 전설로 남은 항공모함이 있었다
오늘은 그 항모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
2차대전이 끝난 후
세상은 바야흐로 제트기 시대가 되었다
2차대전 동안 맹활약했던 급강하 폭격기들은
제트 전투기, 제트 폭격기들의 등장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의 속도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고
프롭기 운용의 한계까지 끌어다 썼던
이 함상 전투기들과 급강하 폭격기들이 쓸모가 없어지며
프롭기 운영만을 위해 만들어져있던 많은 2차대전 시기 항모들이
퇴역하거나 개조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압도적인 생산력으로 Show Me The Money 의 상징이 되었던
에식스급 항모들은
제트기 운용을 위해 위와 같이 활주로 확장공사로 대강의 운용능력을 부여해
대전 후에도 1970년대까지 현역으로 근무하게 되었고

미 해군 최초의 장갑갑판 항모였으나
취역 직전에 태평양 전쟁이 끝나며 별다른 활약을 못한 미드웨이급 항모들도

여러분은 지금 위 사진의 항모와 같은 녀석을 보고 있습니다
상당한 마개조를 통해 전투기 운용능력을 보유하며 1990년대까지 꾸준히 쓰였으며
미드웨이급 항모 이후 미 해군 항모들은

포레스탈급부터 시작하여
배수량 60,000t급으로 전함보다 더욱 큰
그야말로 완벽하게 제트 전투기를 위한 초대형 항공모함
Super Carrier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거기다 제트 전투기 운용을 위한 개조는 2차대전 시기 항모들 중에서는
그나마 신예함들이자 요크타운 대비 대형함이었던
에식스급, 미드웨이급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고
안타깝게도 엔터프라이즈가 소속되어있던 요크타운급 항모는
태생 자체가 2차대전 이전의 군축조약에 끼워맞춰서 제작된 만큼
더 이상의 개조가 불가능한 한계점에 부딫힌 상황이었다
결국 이렇게 예비역으로 돌려진 CV-6 엔터프라이즈는
1946년 1월 18일 뉴저지 주의 베이욘에 정박한 후
12년 6개월간의 긴 잠에 빠졌고
1947년 2월 17일 예비함으로 공식 퇴역되어
하루하루 썩히며 스크랩만 기다리는 초라한 노후를 보내게 되었다
당연히 이를 두고 볼 수는 없었던 사람들은
엔터프라이즈 협회를 구성해
CV-6 엔터프라이즈를 영구 보존하기 위한 운동을 벌였으나
당시 의회의 비협조와 예산으로 무산되어
정말 이대로 끝나는가 했던 순간
해군이 1956년 스크랩 처리 목록에 CV-6를 올림과 동시에
엔터프라이즈 협회와 협상하여
우리가 이번에 건조할 차세대 항공모함에 이 이름을 승계시키겠다
는 빅딜을 제시
더 이상 보존 운동으로는 꿈도 희망도 없음에 지친 협회가 이 딜에 동의하면서
1958년
CV-6 엔터프라이즈는 12년간의 긴 잠을 마치고 해체됨과 동시에
해군의 약속대로
미 해군 최정예 항모 슈퍼 캐리어의 일원이자
미 해군 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으로 부활하게 된다
사실
1958년 최초의 원자력 항모를 만들 당시
엔터프라이즈는 미 해군 항공모함의 모든 정수를 쏟아부은
완전체 항공모함이 될 예정이었다

포레스탈 - 키티호크로 이어진 배수량 60,000t의 벽을 깨고
90,000t이라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크기의 슈퍼 캐리어로 제작될 예정이었고
이 덩치를 움직이기 위해 채택된 8기로 구성된 28만hp 원자력 기관은
기존의 기름 엔진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할 정도의 항속거리를 보장,
그야말로 전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지구력을 심어주고
90,000t이라는 초대형 플랫폼에는
6000여명의 승무원과 함께
요크타운급 - 에식스급 - 미드웨이급 - 포레스탈급 - 키티호크급
으로 이어져내려오며 쌓인 모든 항모 설계, 운용 노하우가 총동원,
2차대전을 통해 가히 최고존엄이 된
엔터프라이즈의 이름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차세대 원자력 항공모함의 네임쉽이 될 예정이었다
(수영장에 교도소에 박물관에 대학학위까지 딸 수 있을 정도로 편의시설도 꽉꽉 채워넣었다)
1958년 기공 당시에만 해도
해군은 키티호크를 2대로 끝내고
CVN-65 엔터프라이즈를 프로토타입 삼아 한번 건조해본 후
그 이후 5척의 항공모함을
엔터프라이즈 기반으로 개선을 거치며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이 계획이 제대로 순조롭게만 흘러갔어도
엔터프라이즈는 한 세대의 네임쉽이 되어
자매함들 5대를 거느리고 다닐 예정이었다
근데 이 해군의 장미빛 계획이 삽시간에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지니

만들고 보니 미국 입장에서도 상상을 초월하게 돈을 먹어버린 것
당시 포레스탈 한척의 건조비용은
1억 9천만 달러,
포레스탈의 개선판이었던 키티호크 한척의 건조비용이
2억 6천만 달러였는데
엔터프라이즈 한척의 건조비용 만으로
4억 5천만 달러가 나와버리는 대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원자력 엔진이 당시에 엄청나게 비쌌다는 것이
이 가격 폭증의 원인이었고
(1952년 기준으로 이 원자력 엔진 1기가 포레스탈급 한척과 맞먹는 정신나간 가격이었는데 그걸 8기나 박았으니...)
이 무지막지한 가격에 학을 뗀 해군이
이걸 그냥 덮어놓고 만들다가는 진짜 망하겠다
는 판단을 하며 기존의 계획을 나가리시킨 후
이후의 항공모함을 키티호크급 항모로 제작하여
CV-67 존 F 케네디까지 재래식 항공모함으로 제작한 후
엔터프라이즈의 우수한 작전능력을 보고 난 뒤에서야
CVN-68 니미츠를 시작으로 다시 원자력 항모 시리즈를 만들게 되었다
(근데 니미츠급부터는 건조비용이 아예 10억 달러를 한참 넘기기 시작했다는게 개그)
암튼 이렇게 완성된 엔터프라이즈는
취역하자마자 바로 임무에 투입되는데
이 첫 임무부터 실로 비범했던 것이

다름아닌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해
미 해군이 쿠바에 벌인 해상봉쇄작전이었다
여기서 엔터프라이즈는
원자력 항모의 넘사벽급 지구력으로
무시무시한 작전 지속 능력을 최초로 보여주게 되고
(1주일동안 무보급으로 작전을 뛰었다)
이게 미 해군이 니미츠급 항모로 다시 원자력 항모 시리즈를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
그 후 베트남 전쟁에도 참가하여
움직이는 비행장으로써의 임무를 수행하지만


1969년 1월 14일
발함준비를 하던 F-4에 장착된 로켓탄이
함재기 시동 보조장치의 열기에 못이겨 그대로 터지면서
주변의 탄약, 연료, 함재기들을 닥치는대로 유폭시켜
27명 사망, 344명 부상, 함재기 15대 파손이라는 대형사고가 일어나
더 이상의 항해를 포기하고 귀환해야했다
그 후
1979년부터 1982년까지
현대화 개장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특기할 점이
건조 당시 장착해놓은 SPS-32/33 위상배열 레이더를 교체했다는 점이었다

이 함교에 떡하니 붙어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저 상자처럼 생긴 녀석이 바로 SPS-32/33 레이더였는데
지금의 SPY-1 계열 레이더의 조상뻘 되는 물건이었다
위상배열 레이더답게 개발 당시 720km라는 미친 탐지거리와 출력을 자랑했으나
역시 초창기 물건의 한계도 고스란히 가지고 태어나는 바람에
(저거 무려 진공관으로 움직인다!)
제대로 작동되는게 오히려 비정상
이라는 악평을 들어먹을 정도로
원자로 아니면 안될 정도로 전력을 퍼먹으면서 신뢰성은 꽝인 물건이 되어버렸고
엔터프라이즈는 이 레이더를 그냥저냥 고장을 참고 쓰고 다니다가
79년 현대화 개장때 SPS-48 레이더로 갈아치우게 된다
이렇게 개장을 한 후
꾸준한 현대화 개량을 거치며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전 등
CV-6가 그랬듯
미군이 싸운 모든 전쟁에 참가해 함재기를 날리며
미군의 든든한 화력이 되어주었고
1961년 11월 25일 취역 후
무려 51년동안 현역으로 활동하고 나서
원래 예정이었던 2014년에서 2년 당겨진
2012년 12월 1일

성대한 퇴역식을 맞이하며
다시 얻은 항모로써의 삶을 마치고
2016년 핵 연료 제거 작업이 끝나면 선대와 마찬가지로 스크랩 처리될 예정이다
(박물관으로 개장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역시나 돈 없다고 스크랩이다 OTL)
...만은
역시나 엔터프라이즈가 이렇게 그냥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CV-6에게 그랬듯
엔터프라이즈의 이름을 다시 한번 현역으로 물려주자는 협회를 만들었고
여기에 응한 해군이
퇴역식 행사에서 한번 더 엔터프라이즈를 현역으로 근무시킬 것을 선언하니

해체되는 엔터프라이즈와 건조 중인 제럴드 R 포드

제럴드 R 포드급 3번함
CVN-80 USS Enterprise로써 또다시 환생하게 되어
2012년 퇴역 이후 13년간의 휴가를 보낸 후
2025년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여 또다서 몇십년을 구를 예정이니
다음 대에서도 그 이름에 걸맞는 함생을 살다 가길 기원한다
차회예고

M4인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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